가족이나 돌봄 종사자들이 치매어르신들을 대할 때, '정상이 아니고 질환을 앓고 있으므로 저런 행동을 하시는구나' 하고 배려하는 반응을 해야 하는데, 막상 현장에서 이상 행동에 맞닥뜨리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기 쉽습니다. 해서 오늘은 제가 주로 요양시설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할 때 겪었던 경험에서 나온 제 생각들을 5가지로 요약하여 치매어르신들을 대할 때 주의해야 할 행동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습니다.
일광욕하는 어르신
큰소리로 언성을 높이는 것
비단 채매어르신과 대화할 때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어르신과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청력이 좋지 않으신 어르신의 경우, 다른 일을 하면서 쳐다보지도 않고 큰소리로 얘기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그러나 말보다는 비언어적인 표현인 행동이나 표정으로 전달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작은 소리로 말을 하더라도 어르신을 바라보면서 말을 하면 어르신은 잘 들리지 않아도 입 모양을 보면서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고, 또 귀에 가까이 대고 낮은 소리로 또박또박 말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잘 못 들으실까 봐 큰소리로 언성을 높여 말하는 것은 주의하셔야 합니다.
여러 문장을 이어서 얘기하는 것
어르신들은 점점 기억력이 나빠지기 때문에 여러 문장을 한꺼번에 얘기하면 기억하지 못하시고 마지막 말만 기억합니다. 그러므로 한 문장씩 끊어서 말을 하길 권합니다. 예를 들면, "오늘 세수하고 밥 먹고 난 후 산책 가요" 하면 앞의 말은 기억하지 못하고 산책 가는 것만 기억하므로 한 문장씩 얘기합니다. "세수할까요?" "어머니, 식사하세요" "우리 산책 가요" 이렇게 한 문장씩 끊어서 얘기한다면 듣는 어르신도 부담이 없습니다.
지적하고 상기하도록 종용하는 것
"어머니, 어제 얘기했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 하고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기억해 내도록 종용하고 재차 인식시키려 한다면 어르신은 당황하고 마음이 상하게 됩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처음 얘기하는 것처럼 "오늘 병원 가는 날이에요". "얘는 손녀 000이에요" 이러한 말로 기억해내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어르신들은 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합니다. 자신이 말한 것 자체를 잊어버렸기 때문인데요. 그것을 "좀 전에 얘기했었다"라고 한다든지 "지금 몇 번째다". 상기해 드려도 소용이 없고 더 혼란 속에 당황하게 되므로 언제나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해 주시는 게 필요합니다. "어머, 그러셨어요?" "기분이 좋으셨겠네요" 손뼉도 치며 같이 기뻐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좋은 소리도 여러 번 들으면 싫증난다지만 어르신의 행동은 질병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임을 언제나 잊지 않고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할 수 있어야 프로입니다.
어르신에게 반말을 하는 것
어르신이 갈수록 인지저하가 더 진행하게 되면, 우리가 흔히 '나이 들면 도리어 어린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아이와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돌봄 종사자들도 가끔 어린애 다루듯이 말을 놓거나 반말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요. 어르신이 표현은 잘하지 못하더라도 감정은 오래도록 남아있으므로 무시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고 맘이 상하게 됩니다. 어르신을 대할 때 혹시 존중하며 배려하는 따뜻한 태도를 잊고 있지는 않은 지 수시로 자신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일을 다 도와드리는 것
치매 초기에는 일상생활에서 여러 부분에 어려움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은 각 어르신마다 각기 살아오신 경험에 의해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이때 주의 할 것은 하나부터 열 가지 모두 다 도와드리면 안 됩니다. 할 수 없는 것을 도와드리되 최대한 남아있는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혼자 해낼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하실 수 있도록 격려하면서 지지해 드려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유능한 돌봄자의 자세입니다.
옆에서 보니까 답답해서 돌보는 자 본인이 후딱 해버리고 싶지요? 그러나 최대한 치매 말기까지 가는 상황을 지연시키고 막고자 한다면 인내하며 기다려 줘야 하는 것이 힘들지만 필요합니다.
어르신 스스로도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기 때문에 증상을 부정하지 않고 수용하면서 가족이 함께 치매문제를 헤쳐나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은 치매환자를 대할 때 주의해야 할 행동 5가지에 대해 나누어보았습니다. 치매환자를 돌보는 일은 긴 인내가 필요합니다. 힘겹게 돌보고 계신 가족분들을 위해 글을 써보았습니다. 오늘도 힘내시길!